Ghost의 Fedify 자금 지원

온통 안 좋은 소식뿐이던 이 블로그에도 드디어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됐다. 올해 봄부터 취미로 하던 오픈 소스 프로젝트인 Fedify가 글로벌 블로그 플랫폼인 Ghost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게 된 것이다.

Fedify란?

먼저 Fedify가 어떤 프로젝트인지 소개하고자 한다.

FedifyActivityPub 프로토콜을 구현하는 서버 프레임워크이다. 오픈 소스 프로젝트인 Mastodon이나 Meta의 Threads 같은 서로 다른 소셜 미디어 서비스들이 한데 모여서 소통할 수 있는 기술적 배경이 바로 ActivityPub 프로토콜이다. 이렇게 모인 소셜 미디어의 연합을 페디버스(fediverse)라고 하며, 한국어권에서는 흔히 연합우주라고 부른다.

ActivityPub은 얼핏 보면 간단한 프로토콜 같지만, 실제로 다른 서비스들과의 상호운용성을 제대로 구현하고자 하면 생각보다 까다로운 점이 많다. 그래서 그런 까다로운 부분을 알아서 처리해주는 프레임워크의 존재를 바라게 되었고, 마땅한 것이 없어서 직접 만들게 된 것이다.

Ghost의 Fedify 채용

두 달 전까지만 해도 Fedify는 여가 시간에 만들어지는 취미 프로젝트에나 쓰는 장난감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작은 이용자 커뮤니티가 있었는데, 어느날 그 중 누군가가 Ghost가 ActivityPub을 구현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Ghost도 TypeScript로 만들어진 것 같으니 Ghost 팀에 Fedify를 세일즈해 볼 것을 권했다. 처음에는 과연 세일즈가 될까 싶어 주저했는데, 세일즈 할 것을 내게 권한 분께서 Ghost 팀에 메일까지 직접 보내셨다는 말을 듣고 용기를 얻어 나도 Ghost 팀에 연락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웬걸, Ghost 팀이 Fedify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정말로 Fedify를 본격적으로 이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왔다. 놀라운 일이었고, 나는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기뻤다!

자금 지원

그 뒤로 나는 Ghost 팀, 특히 Ghost에 ActivityPub을 구현하는 팀원들과 긴밀히 연락하게 되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Ghost 팀으로부터 Fedify 프로젝트에 자금 지원을 할테니 Ghost 팀에서 Fedify에 추가되기를 원하는 기능들을 구현해줄 수 있겠냐는 제안이 왔다. 마침 한창 재취업을 위해 이 회사 저 회사에 이력서를 넣고 있던 내게는 꽤나 고민이 되는 이야기였다.

우선 약 보름 정도를 같이 일하기로 하고 작은 자금 지원을 받았다. 그리고 취업 준비를 하는 한편으로 Fedify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도 몰입도가 높고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결국 나는 좀 더 길게 자금 지원이 가능하다면 전업으로 Fedify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Ghost 팀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 꽤 오랫동안 자금 지원을 받으며 Fedify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1 이전 직장에서도 전업으로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하긴 했지만, 이렇게 내가 시작한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자금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일하는 것은 처음이라 앞으로가 기대가 된다.


  1. 그리고 구직 활동을 하며 합격한 회사들에는 아쉽지만 (정말로 아쉬운 회사들이 몇 있었다) 입사 제의를 고사했다. ↩︎